"집값에 거품 있지만 폭락 가능성은 낮아"
“현재 주택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셀러·바이어의 4분의 3 이상은 “그렇다”고 답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레드핀’은 향후 12개월 이내에 집을 팔거나 살 계획이 있는 전국 15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0~13일 조사한 결과, 77%는 “집값에 거품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레드핀은 “사상 유례없이 가파른 집값 상승세를 보인 점에 바이어는 물론, 셀러도 ‘너무 과도한 것 아니냐’고 우려를 드러낸 결과”라며 “다만 이들보다는 부동산에 경험과 지식을 갖춘 에이전트, 분석가 등은 거품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고 전했다. 레드핀이 지난해 10월 전국 360명의 부동산 에이전트를 대상으로 동일한 질문을 한 결과, 집값에 거품이 있다고 답한 경우는 44%로 셀러·바이어의 77%보다 낮았다. 단기간에 치솟은 집값이 이런 가격을 받아줄 수요가 줄면 폭발하듯 급락한다는 점에서 집값 버블은 위험 요소로 경계하지만 전문가들은 2008년 금융위기 같은 악몽의 재현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레드핀의 데릴 페어웨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 붕괴를 기억한다면 최근 오름세가 걱정스러울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도 지난해처럼 올해도 매달 두 자릿수로 가격이 오르면 버블을 걱정하겠지만 향후 집값 오름폭은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상황이 버블이라기보다는 솟구쳤던 파도가 잦아들며 잔물결이 일고 있는 정도라는 비유로 상승세로 접어든 모기지 이자율이 수요를 조절하고 집값 폭락의 위험성을 낮춰줄 것이란 설명이다. 30년 만기 고정금리 모기지의 평균 이자율은 이미 올해 초보다 0.5%포인트 올라 20일 현재 3.56%를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 약 40년 만에 최고치로 오른 인플레이션도 집값 폭락을 막아줄 요인으로 꼽혔다. 페어웨더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물가가 빠짐없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가용할 수 있는 소득이 제한되고 그만큼 주택시장에 유입될 수 있는 자금도 바닥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팬데믹이 초래한 더 넓은 집에 대한 열망은 재택근무 확산과 맞물려 교외나 타 도시 등 새로운 지역과 휴양지 주택 등 새로운 형태의 부동산으로 이동하면서 가격 폭락의 가능성을 낮춰준다고 분석한다. 페어웨더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기 때와는 비교할 수 없게 주택시장의 펀더멘털이 강해졌다”며 “당장 집값이 내려갈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강조했다. 류정일 기자가능성 집값 집값 폭락 폭락 가능성 집값 상승세